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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및 후보자비방의 법리와 현대적 해석

by 차피그 2026. 3. 10.

1. 개요

대한민국 공직선거법은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후보자 간의 무분별한 비방을 방지하며, 유권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허위사실공표죄(제250조)와 후보자비방죄(제251조)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자유로운 선거’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나, 동시에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와 상충하여 그 해석 범위가 끊임없이 논의되는 영역이다.

 

2. 허위사실공표죄 (제250조)

허위사실공표죄는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포함)의 출생지, 가족관계, 신분, 직업, 경력, 재산, 행위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 성립 요건: 허위성, 공표 행위, 그리고 가장 핵심적인 '당선 또는 낙선의 목적'이 증명되어야 한다.
  • 해석의 논점: 대법원은 단순한 의견 표명이나 평가, 과장된 수사(修辭)까지 처벌하는 것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본다. 따라서 해당 표현이 **'증거에 의해 증명 가능한 사실'**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주관적인 **'의견이나 가치 판단'**인지가 유죄 여부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된다.

3. 후보자비방죄 (제251조)

후보자비방죄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후보자 등을 비방하는 행위를 처벌한다. 다만,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위법성 조각 사유를 두고 있다.

  • 최근의 헌법적 변화: 과거에는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대한 비방도 엄격히 처벌했으나, 헌법재판소는 2024년 6월 27일 결정(2023헌바78)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 시사점: 헌재는 "선거 과정에서의 의혹 제기는 후보자 검증을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며, 예비 단계의 후보자에 대한 비방까지 형사 처벌하는 것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현재 법령상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대한 비방 처벌은 효력을 상실했다.

 

 

4. 법적 평가 및 최신 판례 경향

최근 판례의 흐름은 '후보자 검증의 범위'를 최대한 넓게 인정하는 추세다. 특히, 선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는 설령 그 내용이 일부 사실과 다르더라도, 그것이 악의적인 비방이 아니라 검증의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면 무죄를 선고하는 경향이 짙다.

결론적으로, 현재 우리 법원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두텁게 보호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후보자 비방죄의 일부 위헌 결정은 이를 방증하는 사건이며, 유권자와 언론은 후보자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더욱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허위사실공표'에 대해서는 여전히 엄격한 잣대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선거 참여 시 사실관계 확인에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참고 문헌 및 자료

  • 대한민국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251조
  • 헌법재판소 2024. 6. 27. 선고 2023헌바78 결정
  • 대법원 2024. 10. 31. 선고 2023도16586 판결 등